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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HATE

짧은 근황

by postcard 2022. 5. 3.

 작년 2월 마지막으로 티스토리에 글을 쓰고 들어가질 않았는데 오랜만에 로그인해보니 댓글이 꽤 달려서, 그리고 방문자수도 좀 보여서 짧은 근황을 올린다. 우연히 검색해서 여기를 발견하고 글을 읽고 "이 사람은 지금도 덕질하고 있을까...?" 하고 궁금해 할 미지의 사람들을 위해 (내가 이런 게 궁금해서 못 찾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탈덕했다. 버터~퍼투댄 사이에 탈덕했다. 버터가 구렸냐 라고 물어보면 그건 딱히 아니다. 오히려 잘 만든 재밌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안무도 다너마보다 더 마음에 들고... 하지만 몇 가지 이유 때문에 탈덕을 했는데 다음과 같다. 

1. 구린 헤메코

2. 태형이 밥아저씨 머리에 너무 충격

3. 태형이의 "아빠"발언 (솔직히 몇 년동안 말했는데도 내성이 안 생김)

4. 국내활동 안 함 

 

1번은 한동안 이걸로 엄청 입막음하더니 결국 터졌는지 페북이나 커뮤에서 핫플되고 유명해졌다. (그니깐 진작에 좀 뭐라하지) 바지 밑단핏 잘 맞춰서 좋았던 우리의 방탄소년단은 레트로 복고라는 핑계로 사이즈도, 핏도 안 맞는 옷을 입고 열심히 춤을 춘다. 아이돌스럽지 않아서 참을 수 없었다.

2번. 내 최애는 뷔였다. 연차가 쌓이면 아이돌은 점점 회사가 아닌 자기 취향대로 꾸며서 활동하게 되는데 여기서 최애의 취향과 팬의 취향이 똑같으면 세상 행복한 덕질을 하겠지만 나는 전혀 아니었다. 물론 태형이의 클래식 느낌도 좋아했지만 힙하고 트렌디한 모습을 더 좋아했다. 태형이는 겨쿨이라 갈색 톤그로인데 너무 갈색을 사랑해서 맨날 칙칙하고 누런 톤이 되고 취향이 너무 노숙하다. 그래서 너무 슬펐다. 한때 뷔는 트렌디의 대명사이자 힙함의 바로미터였는데.

사실 다너마~버터~퍼투댄 코디도 나름대로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애써 흐린 눈 했다. (특히 연말에 입었던 노란색 수트) 아무튼 그러던 차에 버터 기자회견에서 뽀글뽀글 파마머리를 하고 온거다..... 약간 눈물 날 뻔 했다.

나는 김태형의 짧은 생머리 or 탈색모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인데 휴가 때 파마한 후로 계~~~~~~~속 파마+흑발을 유지하더라 다너마 때 염색해서 행복했는데 연말에 바로 검정으로 덮고 파마를 하더라 ...... 직모인간은 파마에 끌릴 수 밖에 없는걸까...? 너무 슬펐다. 오래된 팬들은 나처럼 생머리를 좋아할텐데 더이상 태형이의 생머리or탈색모를 볼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 트위터 열심히 할 때 관계자인지 짭인지 어떤 사람이랑 친하게 지냈는데 그때 그 사람이 "태형이는 군대가기 전까지 염색 안 할걸요?"라고 해서 에이 설마요 ㅎㅎ 하고 넘겼는데 그 말이 생각났다 .... 콜미바이유얼네임 머리가 너무 싫다. 그리고 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얼빠인데 뽀글머리는 미관상 보기 좋지 않아서 더 충격 받았다. 얘는 죽어도 팬들의 니즈에 맞춰줄 생각이 없구나... 온전히 자기만을 사랑하는 사람만을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팬들의 니즈를 맞추다못해 컨셉까지 확 바뀌어버린 지민이와, 하고 싶은 거 정말 다 하면서 그래도 팬들 눈치는 엄청 보는 정국이와 다르게 태형이는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 눈치도 잘 안 본다. 사실 안 봐도 상관없다. 나이가 몇 이고 연차가 얼마인데 ..... 그리고 솔~~직히 방탄이 이제 아이돌인가? 방탄은 원탑슈스인데 팬 니즈를 맞춰달라는 말이 더 웃기다.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 마음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뽀글머리를 보고 느낀 태형이의 아집. 취향. 이 모든 게 내게 시련이 되었다.

3번 아빠발언 이건 뭐 .. 약간 2번의 연장선인데 방탄 덕질을 하면 태형이는 결혼하고 싶어하고 가정을 꾸리고 싶어하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것이다. 그걸 얼마만큼 흐린 눈 할 수 있냐가 관건인데, 내가 보기엔 최애가 아니면 >>그래도 우리 뫄뫄는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라고 넘어가고, 최애면 그냥 주기적으로 매번 하는 소리로 치부하고 넘기는 사람, 그리고 그 발언에 부들부들 떠는 사람으로 나뉜다. 나는 부들부들 떠는 사람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결혼소리 안 했으면 좋겠다. 근데 다 자란 20대 후반, 낼모레 서른인 남성에게 그 생각을 하는 내가 너무 초라해서 현타가 왔다. 그리고 어차피 다 결혼할 거 알고 있는데 굳이 입 밖으로 내뱉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태형이는 본인이 아이돌이라는 자각이 없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래서 너무 슬퍼졌다 ..... 특이하고 통통 튀는 게 태형이의 매력인데 이젠 나에게 아이돌 자아없는 사람으로 보여서 더이상 덕질을 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번 국내활동 안 하는 것도..... 다너마는 어차피 영어곡이니깐~~~ 그래도 무대 많으니깐~~~ 미국음방 무시해?? 난 미국 무대 퀄리티 좋아서 한국 음방보다 더 좋아~~^^ 라고 입막음하던 게 터지고 터졌다. 입막음 땜에 말 못했던 팬들도 다 터지지 않았을까 ....? 버터 때는 심지어 미국 음방도 별로 없었다. 나는 미국무대보다 구린 한국음방이 더 좋았다. 

여기서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게 한 가지가 있다. "국내 활동을 안 하는 건 본인들의 의지일까? 회사의 계획일까?" 나는 적당히 섞여있다고 본다. 회사가 여러분 이번 활동 스케줄(미국활동) 입니다~~~~ 라고 하면 방탄은 그냥 앗넵넵! 하는 거... 그 누구도 국내활동에 대해 의문이나 반기를 들지 않고 그냥 성실하게, 시키는대로, 눈 앞에 주어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 난 한 번도 방탄이 무대에 불성실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여전히 성실하고 열정 넘친다. 그 마음은 의심해본적 없다. 하지만 국내활동은 다르지임뫄~~!!~!! 수많은 유튜브 컨텐츠와 한국 예능과 방송과 활동들 ... 안해서 너무 슬퍼졌다.... 

태형이의 뽀글머리가 가장 큰 기폭제가 되어 평소 쌓였던 것들이 겹치고 겹쳐서 탈덕했다. 탈케를 하려고 했으나 ... 새본진 찾아서 안정적으로, 행복하게 덕질하고 있다. 이거 적으면서 약간 울컥했다가 다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방탄에게 남아있던 감정과 마음을 다 쓰고 탈덕한 것 같아서 미련도 없고 너무 후련하다.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이 없어져서 더 좋다. 넌 남이 되고 오히려 더 좋아보여 프리티보이...... 탈덕하고 나니깐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데 오히려 태형이가 더 잘생겨보여서 내가 그동안 정병이 심했구나.. 태형이 이렇게 잘생겼는데 내가 너무 야박하게 굴었구나 싶다. (그래도 뽀글머리는 못 참지만) 아무튼 그렇게 됐다. 탈덕해도 워낙 유명해서 온갖 뉴스 다 보게 되는데 그냥 ..... 다들 잘 살고 문제없이 평화롭게 활동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