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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月

[어글리후드] 가해자를 다루는 방식(feat.강철의연금술사)

by postcard 2020. 12. 3.

가라 썸넬

 

 어글리 후드를 보고 있으면 강철의 연금술사가 생각난다. 어글리후드 세계관은 외계인이 인간을 지배하고 있고 강철 세계관은 호문쿨루스가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 센 프라우드와 로이 머스탱은 그들이 만든 조직에 몸 담고 있으며 모종의 사건들을 겪고 진실을 알게되고 각자의 방식대로 속죄해나간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그들이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서 공을 세우고 이 후에 다시 피해자와 마주할 때의 반응은 달랐다. 속죄하는 방법도.. 

분류하는거 좋아해서 한 번 표로 만들어 봤다ㅎㅎ (센이 가명인 거 아는데..그냥 센이 더 좋아서 이걸로 적겠다)

 

어글리후드 구분 강철의 연금술사
센 프라우드 / A급 인물/계급 로이 머스탱 / 대령
지구를 지배하는 외계인 빌런 아메스트리스를 지배하는 호문쿨루스
광신도 대청소 사건 이슈발 내전
올리비아가 군인(센의 절친)을 죽여서 사건의 계기 군인으로 변신한 엔비가 이슈발 민간인을 죽여서
평범한 민간인으로 살아감  작중 행보 안정과 행복을 위해 국가 체제를 바꾸고자 함
죄책감과 사죄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 피해자(스카)의 테러 행동에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함
속죄할 방법이 없다고 느끼며 어글리후드 대신 처형 당하기로 결심 속죄하는 방법 대통총이 되어 이슈발 민족을 돕기로 결심
(미완결) 결말 아마도 대총통 ed

 

 세계관 속에서 주인공이 물리쳐야할 빌런이자 비인간이 인간인 척 하고 인간을 지배하고 이간질하는 설정(이런 거 좋아함 ㅎ)과 올리비아가, 센의 절친을 죽여서 대청소가 시작됬다는 걸 보았을때 군인으로 변신한 엔비가 이슈발 민간인에게 쏜 총 한 방으로 이슈발 대학살이 시발점이 되었다는 게 생각이 났다. 센과 로이는 각자의 사건에서 공을 세워 승진(예정)을 했지만 진실은 무고한 민간인들을 학살한 거 였으며 곧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된다.

 여기서 둘의 행보는 달라진다. 센은 목숨의 위협과 죄책감,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부모님의 마지막 편지 때문에 민간인 신분으로 다시 평범하게 살고, 로이는 사람들의 안정과 행복을 위해 국가 체제를 바꾸고자 하며 대총통이 되어서 이슈발 민족을 돕게다고 한다. 

나는 강철의 연금술사를 좋아하지만 이슈발 관련 에피는 못 본다. 로이와 리자를 보는게 껄끄럽고 차라리 학살 중간에 도망쳤던 암스트롱이 더 양심있어 보인다. 구강철-샴발라에선 로이가 나름대로 속죄를 하는데 신작(원작)에선 너무나 승승장구하고 이슈발 대학살에 어느 정도의 죄책감을 느끼고 있지만 그보다는 책임감, 소명의 이름을 쓴 정당화와 합리화가 작품 내내 드러났었다. 실제로 이슈발 민족에게 보상이나 제대로 된 사죄를 한 모습도 볼 수 없었고... ㅠ 물론 본인은 대총통이 된 후에 보상을 하려고 하지만 어째건 독자인 내 입자에선 작품 내에서는 못 본 채 끝이 난다.

여기서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가 드러난다.

 

 

 

 

대청소의 피해자와 마주친 센은 사과를 하지만 용서받지 못한다.

 

 

맞말........ 피해자가 왜 가해자 입장을 생각해야 할 의무는 절대 없지

 

 센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아주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다. 올리비아와의 싸움에서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고 처음 했던 질문조차 '내가 죽인 건 아무런 잘못없는 민간인이었나?' 였다. 본인의 행동을 똑바로 마주하였다. 일반인으로 돌아왔을 땐 교회를 향한 분노를 감추지 않는 한 편 죄책감에 힘들어했고 또 몇 번이나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죄했는데 그 와중에서 어떠한 정당화나 합리화, 자기연민이 없었다는 점이 너무x1000말도 못하게 좋았다. 사실은 이게 당연한 건데 그 당연한 것 조차 보기 힘들니깐 이런 전개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ㅠㅠ 

로이도 스카가 다른 국가 연금술사들을 죽이는 것에 대해 정당성이 있다고 말한다. 왜냐, 국가 연금술사들 때문에 자기 나라 국민들이 무차별하게 죽임 당했으니깐. 스카가 피해자인 걸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스카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한 걸 본 적이 없다. (주인공 입장에서 따지만 스카도 가해자이지만 여기까지 언급하면 주제에 안 맞으니깐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로이도 로이 나름의 스토리가 있고 상부의 명령을 그대로 수행했을 뿐이지만 피해자가 그걸 이해할 필요는 없다. 센은 그걸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피해자 앞에서 고개를 못 들고 계속 죄책감을 갖는 센의 태도가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작가님이 한국인이라서 그런걸까? ㅎ 피해자에게는 심판과 벌을, 가해자에게 사죄와 보상을 주는, 아주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전개가 마음에 든당.......

 어글리후드는 아직 연재중(2020년 기준)이라 센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모른다. 행복하게 살아갈 지 아니면 희생하여 주인공에게 도움이 될지, 아니면 끝까지 괴로워할지 아직 모른다. 여전히 연재중인 작품 속 캐릭터에게 어떠한 사상적인 평가를 내리는게 조심스럽지만 지금까지 봐왔을 땐 나름대로 만족스럽다

 

 

혐관..^^♡

 

마무리는... 내가 좋아했던 센과 올리비아 정면씬..^^